세포발전소 - 생물에너지의 근원세포발전소 - 생물에너지의 근원

Posted at 2010/02/21 15:11 | Posted in 과학

인간의 일상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책을 읽는 것부터 걷기, 달리기, 웃는 것 까지도 에너지는 소모된다. 그러면 이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누가 만들어 주는 걸까?
놀랍게도, 이 일은 우리 몸 속, 특히 세포 속에 있는, 우리와 다른 DNA를 가진 어떤 존재에 의해 일어난다. 아주 오랜 옛날 우리의 조상들과 이 존재는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공생의 길을 모색했고, 성공했다. 겉은 낱알같이 생겼고 속은 끈처럼 생긴 이 존재는 그리스어로 낱알과 끈이라는 뜻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on)이다.
이 세균적인 존재는 크게 내막과 외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막에서는 주로 물질을 걸러내고, 내막에서는 걸러진 물질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말하자면 우리 몸의 발전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에 들어있는 무수히 많은 영양소 중 포린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외막을 통과한 분자들은 구불구불하게 생긴 내막의 단백질 효소에 의해 비로소 '에너지'로 전환된다.


이 '에너지'는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이라고 불리며, 아데노기에 인(Phosphorus)이 3개가 붙어있다. 이 ATP는 자기가 가진 3개의 인 중에 1개를 떼어내면서 1몰당 약 7300칼로리의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ATP가 2개의 인을 가진 ADP로 바뀌면서 생산해내는 에너지들이 모여서 근육을 움직이고 심장이 뛰게 하며 우리 몸이 살아있을 수 있게 한다. ATP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라고 볼 수 있는데, 보통 한 회의 생산 과정에서 38개의 ATP가 생산된다.
그러면 세포 발전소에서 전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세틸-CoA(Acetyl-Coenzyme A)에서 시작되는 TCA회로(Tricarboxylic Acid Cycle)의 호흡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며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간단히 말하면, 처음 세포질에 포도당 하나가 딱 들어왔다. 그러면 세포질은 '해당과정'이라고 불리는 작업을 실시해서 ATP 8개를 만든다. 이 과정 때문에 1개의 포도당은 2개의 피루브산으로 바뀐다. 여기까지는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발전이었다. 남은 2개의 피루브산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려면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가 공급되면, 화학에서 '산화'라고 불리는 반응에 의해서 2개의 피루브산은 아세트산, 정확히 말하면 아세틸-CoA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또 6개의 ATP가 튀어나온다. 결국 TCA회로에 진입한 양분은 무한궤도 위를 돌듯이 회로를 계속 뱅글뱅글 돌면서 자기가 가진 남은 에너지를 죄다 생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24개의 ATP가 튀어나온다.
여기까지 생산된 ATP가 몇개일까? 모두 더해보면 38개다. 1개의 포도당은 세포발전소에 들어가서 38개의 ATP라는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전기는 온갖 장기나 근육에 들어가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세포발전소에서 생산된 ATP는 이렇게 생겼다.


청산가리는 이 과정을 방해해 미토콘드리아가 더이상 ATP를 생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인체를 고통없이 죽게 하기도 한다. 세포발전소가 발전을 계속 해주지 않으면 인체는 결국 죽는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거대한 인체는 20억년 전 자신과 공생하기로 결정한 쬐끄만 세균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사람 몸에는 유산균, 대장균 등등 무수히 많은 세균이 있지만, 토착화된 미토콘드리아가 그 중에 가장 중요한 녀석이 아닐까 싶다.

아프리카 이브?

우리 몸의 세포 전력발전소는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 것 외에도 도움을 준다. 집단생물학에서의 연구가 그것이다.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한 연구는 미토콘드리아가 모계로만 이어져 내려온다는 것에 중점을 둔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할 때, 정자를 난자까지 헤엄쳐 갈 수 있도록 임시 발전소 역할을 해 준 정자 미토콘드리아는 '버려진다'. 정자는 그 머리만 난자에 밀어넣기 때문에, 머리 아래쪽에 있는 꼬리나 미토콘드리아는 그 자녀에게 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많은 세포질을 가지고 있는 난자는 당연히 많은 수의 미토콘드리아를 가지고 있고, 수정 후 분열하면서 그 수도 점점 늘려간다. 여기서 신기한 것은 미토콘드리아는 핵분열, 그러니까 인간 DNA 복제와는 아무 상관없이 자기만의 방법을 통해 자기만의 DNA를 복제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말인즉슨, 우리가 가진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부터 온 것이고, 또 그 어머니는 할머니로부터 미토콘드리아를 물려받았고, 또 할머니는 증조할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이렇게 계속 올라가면 최초에 미토콘드리아를 제공한 누군가가 있다. 집단생물학에서는 그 인류를 '아프리카 이브'또는 '미토콘드리아 이브'라고 부른다. '아프리카 이브'는 현존하는 모든 인류의 조상이며 그들의 미토콘드리아를 제공한 장본인이다. 물론 그녀가 살던 시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구상에 살고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그녀의 미토콘드리아만 유일하게 지구상에 전해져 내려온다. 60억 지구인들은 거의 같은 DNA를 가진 미토콘드리아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토콘드리아는 처음에 자기 자신을 복제할 때 실수를 거의 저지르지 않기 때문에(미토콘드리아는 그 실수를 거의 3500년에 한번 저지른다), DNA가 잘 바뀌지도 않는다. 생물학자들은 이 점을 이용해 최초의 미토콘드리아 제공자이자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 , '서아프리카'에 살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아프리카 이브'이다.

Mt MRCA가 아프리카 이브이다.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점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 같은 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Pdeitiker, Wikipedia


미토콘드리아와 인간, 인간과 미토콘드리아는 뭔가 기묘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분명 원핵생물(세균)의 이중막을 가지고 있고 자기만의 DNA도 가지고 있지만 지금 와서 그 미토콘드리아를 세균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이미 20억년이라는 영겁의 세월을 거쳐 우리 몸에 토착화된 미토콘드리아는 지금 동물 세포 소기관의 하나로서 존재한다. 그 형태나 특징이 원핵생물과 매우 가까울 뿐이다. 인간은 '원숭이'로 진화하기 전부터 미토콘드리아와 같이 공생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그 결과 지구상에 존재하는 탄소와 산소를 이용해 무한의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물론 지구상의 동식물들도 대부분 이 방법을 택했다).


  1. 해당과정 통해서 2ATP임 키!! 아.. 그렇군.. 아악 지금은 시험기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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