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Red Ocean)에 자리잡은 국내 저가항공사레드오션(Red Ocean)에 자리잡은 국내 저가항공사

Posted at 2010/02/08 19:29 | Posted in 경제

사람들은 우리 사는 세상을 '경쟁사회'라고 한다. 수억마리의 정자들을 제치고 나온 세상 밖. 70억명의 지구촌 사람들이 각자의 생존을 위해 나름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급 1센트를 받으며 일하는 아프리카 플랜테이션 농장의 어린이 노동자부터 우스갯소리로 길에 떨어진 1000원도 안줍는다는 부호까지 규모가 다를지 몰라도 '경쟁'은 피해 갈 수가 없다. 어느 누구든지 모두가 누리기에 부족한 한정된 재화를 얻기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경쟁'을 해야한다. 즉, '경쟁'없이 저절로 얻는 것은 없다.
경제 활동의 주체는 개인뿐만이 아니다. 개인들이 힘을 합쳐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들 역시 경쟁이란 일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전세계에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의 경제활동과 더 많은 이윤을 위한 경쟁이 있겠지만, '항공산업'만큼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현대 경제의 수없이 많은 산업들 중 '항공산업'이 끌리는 것은, '항공기'와 '항공 서비스' 자체가 워낙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혹자가 평생동안 착실히 돈을 벌어도 항공기 한대 값조차 못 벌 수도 있는 워낙에 큰 '규모의 산업'이기 때문에 '항공산업'은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돈이 밀물과 썰물처럼 흐르는 '거시경제'의 각축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9.11테러, 고환율, 고유가, 글로벌 경기침체, 신종플루, 사스'
2000년대 들어 공항에 파리날리게 하는 6단콤보가 항공여객시장을 덮쳤다. 불황과 갖은 악재로 인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항공사들은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30여 곳이 문을 닫았다.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항공이 합병하고, 영국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와 스페인 이베리아 항공도 합병하는 등 살기 위해 국적을 넘어선 합병도 불사할 정도로 항공사업계의 불황은 심각했다. 국제항공협회(IATA)에 따르면 2009년 전세계적으로 항공 수요는 4.1% 감소했으며, 항공업계의 순 손실액이 56억달러(약 65조 5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최근 중국 국영항공사인 동방항공이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손꼽히는 대형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이 파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돈의 유동성이 넘쳐났던 거대공룡 항공여객시장은 투머로우, 내일을 알 수 없는 빙하기를 겪고 있다.

레드오션(Red Ocean : 치열한 경쟁시장)에 희망은 없는 걸까? 대형항공사 형님들의 신음 속에서도 틈새시장을 노리며 커나간 무서운 아이들이 있었다. 세계 항공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은 항공업계의 혁신적 변화로 인식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서 저가항공사(Low Cost Carrier)란? 저가 경영전략으로 대형 항공사들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항공사 혹은 항공운송 사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단.중거리 항로에 60~200석의 소.중형 항공기로 운항한다. 대형 항공사에 비해 서비스와 좌석 프리미엄 없이 좌석간 거리가 거품(?)이 빠져 저렴한 운임으로 여행하길 원하는 관광객 및 비지니스 고객을 타겟으로 한다.

2005년 항공법 개정 이후 우리나라에도 몇 개의 저가항공사가 설립되었다. 간략히 한 번 짚고 가보자.


진에어는 2008년 1월 대한항공의 100% 출자로 설립된 저가항공사로, 김포 - 제주, 부산 - 제주, 김포 - 부산 노선에 취항 중이며 최근 국제선(동남아, 일본 방면)에도 취항하고 있다.
Boeing 737-800 4대를 운용하며, 청바지(Jean)을 이용한 마케팅-언어유희를 이용한 광고-으로 이목을 집중받은 적이 있다.


에어부산은 2007년 10월 아시아나 항공과 부산시의 합작으로 설립된 저가항공사로, 부산에 본사가 있으며, 부산 - 제주, 부산-김포, 부산-인천 노선에 취항 중이며 역시 최근 국제선(일본 방면)에 취항하고 있다.
Boeing 737-500 3대와 Boeing 737-400 2대를 운용하며 저가항공사로는 유일하게 무료로 신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다.


제주에어는 2005년 1월 애경그룹과 제주시의 합작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저가항공사로, 제주에 본사가 있으며, 김포 - 제주, 부산 -제주, 인천 - 제주, 청주-제주 노선에 취항 중이며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경쟁의 불을 붙인 장본인(2008년, 일본 및 동남아 방면)이다.
Boeing 737-800 4대와 과 Q-400[캐나다 봄바르디에사 프로펠러기] 5대가 취항중이며 2013년까지 B737-800기종을 15대 구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최초의 저가항공사인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프로펠러와 항공기 바퀴가 파손되고 낙뢰를 맞는 등 큰 사고는 아니지만 작은 사고들이 몇 번 있었다. 앞서 설명한 진에어나 에어부산과 달리 대형항공사에서 설립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항공기 운영 노하우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저가항공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스타항공은 한국민간조종사 협회가 세운 부정기 항공사(말 그대로, 항공스케쥴이 변동이 있는 항공사)로 2007년 10월 설립되었다. 새만금 관광개발 주식회사와 메리츠종합금융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Boeing 737-600 1대를 도입하고 Boeing 737-700 3대를 임대하였다. 본사는 군산에 있으며 김포 - 제주, 군산 - 제주, 청주 - 제주 노선을 운항중이며 국제선에도 부정기적으로 취항하고 있다.
2009년 평균탑승률이 약 86%로 저가 항공사중 탑승률이 제일 높았으며, 장미란 선수가 홍보를 하고 있으며, 버스나 기차보다 저렴한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호평을 듣고 있다.

2005년 이래로 꾸준히 성장한 저가항공사들은 국내 항공여객시장을 약 25%까지 점유율을 확보했다. 어느덧 저가 항공사 출범 5년이 지난 지금, 저가항공사의 여러가지 논점을 짚어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저가항공사는 저가항공사의 일반적인 특징을 따르고 있다.꼭 필요한 비용만 지출하는 경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항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좀더 많은 항공 수요가 창출되어 궁극적으로 관광 산업의 발전을 촉진한다. 이러한 수요의 증가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populism] :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기 위한 정치)의 산물이었던 지방공항의 적자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국내에서 저가항공사가 합리적인 선택일까?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A씨는 회사일로 여의도에 있는 본사에서 부산에 있는 지사까지 출장을 가게 되었다. A씨는 부산까지 가는데 저가항공과 고속철도 중에 어느것이 더 합리적인지 두가지로 분석해보았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시간
여의도 -> 서울역 [지하철, 버스 약 4-50분] -> 부산역 [KTX 직행 약 2시간 30분]
도보 및 대기시간 고려하면 총 4시간 30분
여의도 -> 김포공항 [공항버스 약 1시간] -> 김해공항 [김포발 김해행 약 50분]
도보 및 대기시간 고려하면 총 3시간

비용


여의도 -> 서울역 [지하철, 버스 약 1000원] -> 부산역 [KTX : 일반석 51200원], 총 52200 원
※무궁화호의 경우 27700원이나 시간은 훨씬 오래걸린다.



여의도 -> 김포공항 [공항버스 5000원] -> 김해공항 [에어부산 김포발 김해행 44540-70200] 총 49540 - 75200 원

즉, 시간과 비용면에서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더 이득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가격 경쟁력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저가항공의 국제선 또한 대형항공사에 비해 25-35% 싸게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여행 경비의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서비스면에선 어떨까?
비행기에 탑승하기전 일부 항공사는 항공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록 항공동맹에 가입되어 여러항공사에 두루 적용되는 대형항공사의 마일리지 만큼 폭넓게 이용되지 못하지만, 저가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큰 혜택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해외 저가 항공사는 기내식이나 음료수를 기내에서 돈을 받고 팔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선의 경우 음료수를, 국제선의 경우에는 기내식과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정성 면이다.
안정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기종정비능력을 따져봐야한다. 국내 저가항공사의 경우에는 주로 B737 기를 운용하고 있다. B737기는 1967년 첫비행에 성공하여 경제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중소형 비행기로 전세계적으로 수천대가 팔린 미국 Boeing 사의 주력기종이다.



잠깐? 1967년 첫비행이라고? 걱정하지 말자. 60-80년대를 주름잡았던 B737의 경우는 B737-100~500 기종[Old class]으로 이미 단종된 기체이다. 현재는 개량형인 B737-600~900기종[Next Generation]이 생산되고 있는데, 국내 저가항공사의 주력기종인 B737-800은 생산된지 모두 10년이 되지 않았다.

◀각 국내 저가항공사의 B737 도장







특이한 것은 제주항공의 Q-400[봄바르디에 Dash 8] 인데, 1983년 첫비행한 프로펠러기로 현재까지 660여대가 생산되었다. 아쉬운 것은 일반 대중에게 프로펠러기는 '구시대의 유물'이란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는데, 경제성이 좋고 소음을 많이 고려하여 조용한[앞글자의 Q가 Quiet 의 약자이다.] 명품 중소형항공기 중 하나이다. 봄바르디에사는 이 기종을 2016년까지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해외저가항공사에서 애용하는 기종 중 하나이다.



다음은 정비능력인데, 우리나라의 정비능력은 세계 수준급 실력으로, 해외에서 수리할 비행기를 대한민국 공항에 있는 정비 센터까지 끌고와 맡길 정도이다. 최근 정부가 항공정비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군용기를 맡기고 항공정비산업단지 건설에 투자하고 있다. 정비시설과 정비능력 외에도 일부 저가항공사는 항공기를 안전하게 20년 넘게 운영해온 국내 대형항공사의 계열사이며 일부 부품은 국내에서 생산 가능할 정도로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정비능력과 운용능력은 발군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격, 서비스, 안정성 모두 경쟁력을 갖춘 저가항공사들. 모두가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2005년 이래 꽤 많은 수의 항공사가 설립이 추진되었다가 여러가지 난제를 풀지 못해 중단되었다. 설령 설립되었다고 해도 경영악화로 운항중지하거나 파산한 항공사가 3곳(영남항공, 한성항공, 코스타항공)에 이른다. 이번에도 지역간에 저가항공사 설립 추진이 과열되었고, 어떠한 비전이나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적자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통해 버티면서 무분별하게 투자유치를 하려다 고유가라는 위기 속에서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저가항공사들도 아직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상태는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저가항공사들의 노선을 분석해보면, 국내선 항로가 편중되어있다.(대부분 제주 관광객에 의존하고있다.) 이에 따라 좀더 많은 승객을 유치하기 위해 서로가 제살을 깍게 되는 저가할인정책을 펼쳐 그나마 살아남은 저가항공사들의 적자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 이전에 앞에서 언급한 6단콤보[항공수요를 줄인 6가지 - 9.11테러, 고환율, 고유가, 글로벌 경기침체, 신종플루, 사스]로 인해 새로 생긴 저가항공사들을 부채의 늪에 빠지는 중이었다. 실제로 대형항공사의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은 100~300% 사이를 탄력있게 오가는 중이지만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은 400~1200%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대기업과 국가기관, 지역행정기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저가항공사들은 여전히 버티면서 국제선 취항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이 결국 대기업을 등에 업은 저가항공사만이 살아남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현재 운항하고 있는 저가항공사중 대기업계열이 아닌 항공사는 이스타항공 뿐이다.]

결국 국내저가항공사들은 경영 적자를 국제선 취항을 통해 해결하려는 양상을 보이는 듯 하다.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 크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관광특수를 지닌 제주항로를 제외하곤 국내선에 큰 메리트가 없는 것은 사실이나, 차별화된 경영전략과 마케팅, 틈새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항공시장의 증가를 기대했던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과점상태였던 항공여객시장에 변혁을 불러왔다는 점과 대형항공사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국제선까지 저렴하지만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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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밀루유떼
    나 지금 이스타항공 타고 제주도 와있는데..

    저가항공기라 그런지 비행기가 작기는해

    그런데 뭐 큰 차이는 없는듯
    • 2010/02/09 20:47 [Edit/Del]
      저가 항공사라 작은 것은 아니구요... 사실 김포-제주 구간에 운용할만한 기체라면 737이 가장 효율적이죠... 성수기라면 747이나 330 많이 띄우겠지만, 아시아나는 737 많이 쓰는데...737 클래식 기종들을 대충 부산에어로 넘겨버려서 ㅋㅋㅋ 대한항공은 333 많이쓰구, 744 가끔띄우고... 뭐 그렇네요 ㅋㅋ 저도 저가항공사 빨리 이용해보고싶네요 얼마에 가신거에요?
    • Miluju Te
      2010/02/09 21:21 [Edit/Del]
      편도 29900원...

      정말 싼듯..

      그런데 기체는 확실히 작아요

      중국행이랑 제주행 크기 비슷비슷하구요

      조그만한 단점은 좌석 너비가 너무 좁다는.
  2. Desac
    김해공항에서 부산시내로 들어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고 쓰셨나요?
    서울-부산은 KTX가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 2010/02/16 22:34 [Edit/Del]
      최근 KTX-2를 투입하면서 서울 - 부산 간 철도운임을 약 5% 정도 올린다고 하네요;;

      부산에 살지 않아서 부산 내에 철도역과 공항에서 내려 시내에 가는지 어느정도 되는지는 고려 못해봤네요;;

      하지만 그만큼 저가항공사가 가격경쟁력이 매력적이란 얘기를 하고 싶었던거예요^^
  3. Cielo
    빠른예약만하면 이스타 만구천구백원이라구 아까 vj특공대에서도 나오더라구요 ㅋㅋㅋ저거타구 제주도나 놀러가고싶어요 ㅠㅠ
    • 2010/02/16 22:30 [Edit/Del]
      이스타 항공이 제주행 비행기 19,900원이라고 홍보하던데 진짜였군요;;; 정말 그걸로 경영이 가능하려나... 이런 가격이 오래가면 제주 여행 가려는 사람들은 너무 좋겠어요>ㅁ<
      꾸준히 성장해서 동남아를 넘어 대륙간 국제노선에서도 언젠간 착한 가격에 여행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ㅋ
    • 밀루유떼
      2010/02/17 00:44 [Edit/Del]
      근데 19900원짜리 탈려면 새벽 6시 비행기고

      무슨 항공세 유류세? 그런거 다 따로내야 되요

      대충 왕복 6만원~7만원정도됨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편도 값이죠

      가셔서 렌트하시고 네비 찍고 다니시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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